노후 준비를 위한 개인연금, 언제 받기 시작하느냐에 따라 손에 쥐는 금액이 꽤 달라진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같은 돈을 모아도 수령 시기를 조금만 조정하면 세금이 줄고 실수령액은 올라갈 수 있거든요. 수령 시기를 ‘몇 년 뒤로 미루기만’ 해도 전체 수익 구조가 달라지는 걸 보면, 이건 단순한 연기 문제가 아니라 노후 전략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요즘처럼 평균 수명이 길어지는 시대엔 이 결정이 더 중요해졌죠.
- 55세에 받으면 세금은 가장 많이 낸다? – 수령 개시 시점에 따라 연금소득세율이 확연히 달라지니, 무작정 일찍 받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 연 1,200만 원 이하 수령이 포인트! – 세율도 낮추고 종합과세도 피할 수 있는 연금 수령 마법 구간입니다.
- 수령 시기를 늦추면 총 수령액은 손해? – 월 수령액은 늘지만 수령 기간이 줄어드는 딜레마가 숨어있습니다.
- 은퇴 후 다른 소득이 있다면? 일단 미뤄보세요. – 소득이 남아있다면 연금 수령은 ‘미룰수록 이득’인 경우가 많습니다.
- 공적연금과 겹치면 손해일 수도 – 국민연금 수령 시점과 겹치지 않게 조율하는 게 핵심 전략입니다.
세율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 늦출수록 이득일까?
개인연금 수령을 시작할 수 있는 나이는 대부분 55세부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고민이 생기죠. ‘바로 받을까, 아니면 조금 더 기다릴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은 세율 구조를 보면 의외로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연금소득세율은 수령 개시 나이에 따라 세 단계로 나뉘어 있어요:
수령 개시 연령 | 적용 세율 |
---|---|
55세 이상 ~ 70세 미만 | 5.5% |
70세 이상 ~ 80세 미만 | 4.4% |
80세 이상 | 3.3% |
즉, 연금을 더 늦게 받을수록 세금 부담은 낮아집니다. 단순히 55세에 받는 것보다 70세 이후에 수령을 시작하면 같은 금액에도 약 1.1%포인트 낮은 세율이 적용되죠. 이 차이는 오랜 시간 누적되면 무시 못 할 금액 차이를 만들 수 있어요.
단, 늦게 받을수록 ‘총 수령액’은 줄어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습니다. 수령 시기를 너무 늦추면 연금을 받는 기간 자체가 짧아지게 되는 거죠. 예를 들어 55세부터 85세까지 30년간 연금을 받는 구조와, 70세부터 85세까지 15년간 받는 구조는, 월 수령액만 보면 후자가 많지만 총수령액은 앞쪽이 더 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건 ‘나는 몇 살까지 살 것인가’라는 생존 가정과 ‘얼마나 오래 받을 것인가’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이에요. 지나치게 수령 시기를 늦추는 것도, 무턱대고 당장 받는 것도 위험하죠.
연간 수령액 조절이 세금 차이를 만든다
개인연금에서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는 연간 얼마를 수령하느냐입니다. 기준은 연 1,200만 원. 이 이하로 수령하면 연금소득세(3.3~5.5%)만 적용되지만, 이 기준을 초과하면 종합소득세가 적용될 수 있어요. 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세율은 6.6%부터 시작해 최대 44%까지도 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무적으로 가장 유리한 구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연금을 10년 이상 장기로 나누어 수령한다
- 연간 수령액을 1,200만 원 이하로 조절한다
- 종합과세 대상이 되지 않도록 다른 소득과 시기를 조율한다
실제로 제가 아는 은퇴 예정자 한 분은 처음엔 5년 안에 연금을 전부 받으려 했어요. 그런데 상담을 받고 나선, 세금 부담이 너무 커져 오히려 손해라는 걸 알게 됐죠. 결국 수령 기간을 12년으로 늘려 연간 수령액을 조절했고, 세금 부담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었답니다.
국민연금과의 시기 조율도 중요하다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을 함께 수령할 경우, 합산 금액이 1,200만 원을 초과하면 종합과세 대상이 됩니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으로 연 800만 원을 받고 개인연금에서 연 500만 원을 받으면 합산 1,300만 원이 되어 종합과세가 적용되죠.
이런 경우엔 두 가지 전략이 있습니다:
- 국민연금 수령이 시작되기 전 개인연금 수령을 마무리한다
- 혹은 국민연금이 시작된 이후에는 개인연금 수령을 줄여 합산 기준을 넘지 않게 한다
결국, 어떤 연금이든 다른 소득과의 ‘타이밍’ 조정이 핵심이에요. 월별로 나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연간 기준’으로 계산하고 조정하는 게 팁입니다.
소득이 없을 때 수령하는 게 가장 유리하다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은퇴 후 아무런 소득이 없을 때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세금 측면에서 가장 유리합니다. 급여소득, 임대소득, 사업소득이 없다면 연금이 유일한 소득이 되기 때문에 낮은 세율을 그대로 적용받을 수 있어요.
반대로, 퇴직 후에도 프리랜서나 자영업 등 다른 수입이 존재한다면, 그 소득이 끝난 뒤에 연금을 받는 게 낫습니다. 실제로 어떤 분은 유튜브 수익이 남아있는 2년 동안은 연금 수령을 보류하고, 유튜브 채널을 닫은 뒤 수령을 시작했는데요. 이 2년의 차이가 연금 수령액에서 연간 수십만 원의 세금 차이를 만들어냈죠.
여러 개의 연금 계좌가 있다면? 통합 관리부터 시작하자
개인연금, 연금저축, IRP 등 다양한 연금 계좌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각각 수령 시기와 금액이 다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계획하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어요.
이럴 때는 금융감독원의 ‘통합연금포털’을 활용해 전체 연금 자산을 조회하고, 예상 수령액을 계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각 연금별 개시 시점, 세율, 수령 기간 등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요. 물론 직접 엑셀로 만들어서 관리해보는 것도 꽤 재미있고 유익하답니다.
마치며: 연금 수령, 단순한 타이밍 싸움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연금은 ‘모아두기만 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연금의 진짜 게임은 ‘받을 때’부터 시작입니다. 수령 시기를 앞당길지, 뒤로 미룰지, 수령 금액을 줄일지 늘릴지, 세금은 얼마나 나올지… 모든 것을 고민해야 최적의 연금 전략이 나옵니다.
돈을 모으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입니다. 그리고 그 시작이 바로 연금 수령 시점 조정이라는 점, 꼭 기억해두세요. 지금이라도 연금 통장을 꺼내보고, 언제 어떻게 받을지 전략을 세워보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